본문 바로가기
기네스 북

한 사람이 키운 가장 큰 호박은?

by self-development-blog 2025. 4. 21.

단순한 농작물이 아니다 – 기네스북을 뒤흔든 ‘초대형 호박’의 세계

한 사람이 키운 가장 큰 호박은?

호박은 전통적으로 가을의 상징이자, 동서양을 막론하고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이 평범한 채소가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는 도전의 대상이 된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큰 호박’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선, 인간이 자연과 함께 만든 거대한 조형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1년, 이탈리아의 농부 **스테파노 쿠토(Stefano Cutrupi)**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기록을 세웠다. 그의 호박은 1,226kg, 무려 소형차 한 대와 비슷한 무게로, 기네스북 역사상 가장 무거운 호박으로 공식 등재되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마트에서 보는 중간 크기의 호박은 35kg 수준이고, 아주 큰 축제용 호박도 2030kg을 넘기기 어렵다. 이런 기준에서 본다면, 1,000kg을 넘는 초대형 호박은 사람의 손만으로 길러졌다고 믿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처럼 초대형 호박은 단순한 크기 경쟁을 넘어서, 기술, 과학, 정성, 시간이 총집합된 결과물이다. 그리고 이 거대한 도전이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도전 의욕을 자극하면서, 각국에서 ‘호박 키우기 대회’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세계 최대 호박의 탄생 – 스테파노 쿠토의 재배 비밀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투스카니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스테파노 쿠토는, 어린 시절부터 식물에 깊은 흥미를 느꼈고, 특히 일반적인 크기를 훨씬 뛰어넘는 작물을 키우는 데 매력을 느꼈다. 그는 20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초대형 호박 재배에 도전했고, 수년간의 실패와 실험을 거쳐 마침내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호박을 키워내는 데 성공했다.
그가 재배한 이 초대형 호박은 일반 종자가 아닌, 수년간 교배와 선별을 통해 만들어진 특수 대형종 품종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단지 좋은 종자를 심었다고 해서 1,000kg이 넘는 호박이 저절로 자라는 것은 아니다. 그는 매일 두 차례에 걸쳐 정밀하게 배합된 수분과 영양제를 공급했고, 광합성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루 일조량과 온도를 면밀히 조절했다.
또한 그는 땅의 수분 균형을 맞추기 위해 비닐 멀칭 기법을 활용해 뿌리 주변을 보호했고, 병충해로부터 작물을 지키기 위해 친환경 방제법을 꾸준히 적용했다. 호박이 일정 크기 이상으로 자라기 시작하면, 무게로 인해 자체 파열이나 균열이 생길 위험이 생기기 때문에, 그는 쿠션과 지지대를 사용하여 호박의 하중을 분산시키고 형태를 안정적으로 유지시켰다.
특히 그는 매해 단 하나의 호박만을 선택해 집중 관리하는 전략을 택했다. 한 호박에 모든 자원과 시간을 투자함으로써, 영양분이 분산되지 않고 한 점에 집중되도록 유도했다. 기록을 세운 그 해에는 여름철 내내 온실에서 숙식하며 호박의 성장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고, 급격한 온도 변화나 장마, 바람으로부터 호박을 보호하기 위해 일일 관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는 “호박을 돌보는 건 단순한 재배가 아니라, 하나의 생명을 길러내는 감정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 말처럼 스테파노 쿠토는 그 어떤 작물보다도 섬세한 애정을 쏟으며, 1,226kg이라는 무게의 거대한 생명체를 직접 만들어냈다. 그의 열정과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이 호박은 단순한 채소를 넘어서 인내, 기술, 자연과의 협업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결과물이 되었다.

과학과 농업의 만남 – 초대형 호박 재배의 원리

초대형 호박은 단순히 ‘오래 키우면 커진다’는 방식으로 자라지 않는다. 이 분야는 이미 농업과학, 유전공학, 생리학이 결합된 복합 영역으로 진화했다. 전문가들은 거대한 호박이 성장하는 과정을 몇 가지 과학적인 원리로 설명하고 있다.
먼저, 초대형 호박은 일반 호박에 비해 세포 크기와 분열 속도가 월등히 빠르다. 이로 인해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부피가 형성될 수 있으며, 이는 유전적으로 선택된 품종에서만 가능한 현상이다.
또한, 초대형 호박은 광합성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자란다. 넓고 두꺼운 잎은 일반 작물보다 더 많은 태양 에너지를 받아들일 수 있고, 이 에너지는 곧장 성장에 필요한 영양물질로 전환된다. 실제로 하루에 수천 칼로리 수준의 에너지가 축적된다는 분석도 있다.
수분 순환 시스템도 일반 작물과는 차원이 다르다. 재배자는 뿌리에서 시작된 수분과 영양 성분이 줄기와 열매 전체로 고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물 주는 시기와 양을 철저하게 계산한다. 특히 무게가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에는, 하루 동안 호박의 무게가 최대 25kg 이상 늘어나는 경우도 보고되었다.
이 외에도 토양 속 미생물 생태계는 거대 호박 재배의 핵심 중 하나다. 많은 재배자들은 뿌리 흡수력을 높이기 위해 특정 균종이 포함된 미생물 비료를 사용하며, 이는 영양분의 흡수를 더욱 원활하게 만들어준다.
결국 이런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하면서, 하나의 거대한 호박이 탄생하게 된다. 초대형 호박은 단지 작물의 범주를 넘어서 정교한 과학의 산물이며, 자연과 인간의 공동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호박 챔피언십 – 축제와 기록의 융합

세계 최대 호박이 기네스북에 등재되면서, 세계 곳곳에서는 ‘호박 대회’가 매년 성대하게 열리고 있다. 가장 유명한 행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하프 문 베이(Half Moon Bay Pumpkin Festival)**와 독일의 루도빅스부르크(Ludwigsburg Kürbisausstellung) 호박 축제다.
이 축제들에서는 단순히 무게를 재는 것뿐만 아니라, 거대 호박을 조각해 조형물로 만드는 펌킨 아트, 수확 퍼레이드, 어린이 체험 행사 등이 함께 진행되며, 수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든다. 특히 기네스북 공식 심판이 현장에 배석해 공식 무게를 측정하고 인증서 수여식을 열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에 호박 품평회와 ‘거대 채소 콘테스트’가 확산되고 있으며, 충청도나 강원도 등지에서 지역 축제와 연계해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농업 경쟁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 관광 콘텐츠, 농업 기술 교류의 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무게가 1톤을 넘는 거대한 호박을 보는 것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선 감동을 선사한다. 그것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협력할 때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거다. 그리고 이 거대한 호박은 매년 누군가의 도전으로 다시 태어나며, 새로운 기록을 향해 굴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