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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북

세계에서 가장 많은 소유물을 가진 사람

by self-development-blog 2025. 5. 13.

세계에서 가장 많은 소유물을 가진 사람

물건을 모으는 집착이 만든 세계 최고 기록

기네스북에 ‘가장 많은 소유물을 가진 사람’으로 등재된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Graham Barker다. 그는 무려 170만 점 이상의 물건을 소장한 것으로 기네스북 공식 기록에 등재되었으며, 이 기록은 단순한 수집의 수준을 넘어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개인 소유의 스케일로 평가받고 있다. Barker는 어린 시절부터 작은 물건을 모으는 데 특별한 애착을 가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수집 대상은 특정 품목에서 모든 종류의 잡화로 확장되었다. 그의 집은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박물관, 창고, 아카이브가 혼합된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3개의 대형 창고에 나뉘어 수천 개의 선반과 분류 체계로 물건들이 정리되어 있다.
기네스북이 이 기록을 인증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여긴 기준은 ‘실제 물리적 보유 여부’와 ‘고유 식별 가능성’이었다. 모든 물건은 바코드 혹은 수기 번호로 분류되어 있었고, Barker는 물건 하나하나에 대한 정보와 입수 경위를 기록한 전자 데이터베이스까지 자체 구축해 두었다. 기록 당시 심사위원들은 약 3개월에 걸쳐 임의 샘플링 방식으로 검증을 진행했고, 모든 물건이 실제 존재하고 본인의 소유라는 점을 공식 인정했다. 그의 수집 대상은 잡지, 장난감, 생활용품, 희귀 CD, 비닐봉지, 장식용 유리구슬, 심지어는 치약과 휴지 케이스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렇듯 Barker의 소유 기록은 단순한 양의 문제가 아니라, 집착과 체계가 결합된 인간 심리의 끝점을 보여주는 기네스북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되었다.

수집이 아닌 일상이 된 물건과의 삶

Barker의 하루는 ‘수집’이라는 행위가 아닌, ‘관리’라는 개념에 더 가깝다. 그는 매일 아침 물건 보관용 전산 시스템을 점검하며, 습도와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을 통해 물건의 손상을 방지한다. 이러한 관리는 박물관 수준의 보존 체계와 유사하며, 그의 수집이 단순한 취미를 넘어선 일상적 행위라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그는 매주 토요일을 ‘물건 등록의 날’로 정해, 일주일 동안 새로 들어온 아이템들을 촬영하고, 데이터 입력 및 분류 작업을 수행한다.
물건 하나를 소유하는 과정에서도 그는 철저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물건은 반드시 본인이 직접 구매하거나 기증받은 것이어야 하며, 인터넷 경매나 수집가 커뮤니티를 통해 구한 아이템도 그 출처를 상세히 기록한다. Barker는 “단순히 많이 모으는 게 목표가 아니라, 각각의 물건에 나만의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 진짜 수집”이라고 강조한다. 그의 수집 방식은 장르나 범주 없이 방대한 스펙트럼을 아우르며, 특정한 테마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기네스북에서는 ‘범주 제한 없는 개인 소유 최대 수집 기록’이라는 이름으로 별도 등재되었다. 이는 특정 아이템(예: 우표, 피규어 등)만을 수집하는 기록과는 차별화된 형태다. Barker는 이 기록을 통해 수집이 단지 욕심이 아니라, 기억과 연결된 ‘물질적 아카이브’가 될 수 있음을 세계에 증명했다.

수집광인가, 역사 보존자인가에 대한 논란

Graham Barker의 수집은 사람들 사이에서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주제다. 어떤 사람은 그를 ‘물건에 집착하는 강박증 환자’로 보기도 하고, 또 다른 이들은 그를 ‘미래 세대를 위한 생활문화 수집가’로 존경한다. 실제로 그의 수집품 중에는 현재는 단종되거나 생산되지 않는 희귀한 제품들이 수천 점 이상 포함되어 있어, 일부 학자들은 그의 수집 공간을 비공식 생활사 박물관으로 인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1980년대에 생산된 VHS 비디오, 1970년대 팝송 카세트테이프, 60년대 한정판 시리얼 상자 등은 당시 사회적 분위기와 소비 문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Barker는 이를 단지 ‘옛날 물건’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는 “모든 물건은 그 시대의 생활 방식, 소비 패턴, 감성을 담고 있다. 나는 그것을 기록하고 보관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가 진행한 전시회에서는 ‘1990년대 미국 주방의 하루’라는 테마로 수십 개의 키친용품과 식료품 포장지를 실제로 배치하여, 관람객들이 과거의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기도 했다. 이런 활동은 수집이라는 개인적 행위를 공공적 가치로 승화시키는 시도였으며, 학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다만, 그의 삶이 전적으로 물건 중심으로 흘러간다는 점에서 가족이나 인간관계가 단절되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그는 결혼하지 않았고, 친구나 방문객이 드물다. 이처럼 수집은 그에게 성취이자 고립의 원인이 되었고, 사회는 그를 천재로 보기도 하고 괴짜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기네스북은 그러한 개인적 판단을 떠나, 순수하게 그가 남긴 ‘기록 그 자체’에 집중하며, 이 기록이 가진 인간적·문화적 함의를 높게 평가한다.

소유를 넘어 문화로 남는 기록의 힘

Graham Barker의 기록은 단순한 수치나 자랑이 아니라, 소유를 통해 문화를 보존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 대표적 사례로 남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수집품을 개인적으로만 소유하지 않고, 점차 공공 아카이브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2024년부터 자신의 소장품 중 10% 이상을 지역 도서관, 박물관, 교육 기관에 기증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단순히 ‘내 것’을 넘어서 ‘공유하는 기록’으로 발전해가는 흐름의 시작이었다. 이러한 변화는 수집이라는 행위가 개인적 집착을 넘어 사회적 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수집 기록 전체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전시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전 세계 누구나 자신의 수집품을 올리고 교류할 수 있는 ‘글로벌 소장물 커뮤니티’를 기획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단지 수집품을 자랑하는 공간이 아니라, 각 물건에 얽힌 이야기와 기억을 함께 공유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문화 콘텐츠 아카이브의 새로운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Barker는 이러한 비전을 통해 “기록은 나 혼자 남기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남기고 이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여전히 매주 수십 개의 물건을 등록하며 기록을 갱신 중이며, 기네스북도 그의 활동을 정기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기네스 기록이 아니라, 인간이 물건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방식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결국 ‘가장 많은 소유물을 가진 사람’이라는 기록은 소유 자체보다,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나누는가에 따라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