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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북

가장 오랫동안 깨어 있던 사람

by self-development-blog 2025. 4. 16.

기네스북에 기록된 ‘가장 오랫동안 깨어 있기’ – 전설의 실험, 랜디 가드너

‘가장 오랫동안 깨어 있었던 사람’이라는 기네스북 기록에는 놀라운 인간의 도전이 숨겨져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미국의 고등학생 랜디 가드너(Randy Gardner)**였다. 1964년, 17세였던 그는 과학 박람회 참가를 위해 친구들과 실험을 기획했고, 연속 수면 없이 깨어 있는 시간을 측정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그 결과, 그는 총 11일 25분(264시간 25분) 동안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네스북 역사상 공식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의도적으로’ 수면을 취하지 않은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 실험은 단순한 도전이 아니라, 의학적 관찰 하에 이뤄진 과학 실험이었다. 당시 캘리포니아 대학의 수면 전문가들이 랜디의 뇌파, 신체 반응, 인지 기능 등을 지속적으로 측정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몸과 정신 상태가 점점 급격히 악화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실험 초기에는 비교적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했지만, 4일째부터는 말이 어눌해지고, 단기 기억 장애와 착란 증상이 나타났으며, 후반부에는 심각한 방향 감각 상실과 환각 현상까지 보였다.

가장 오랫동안 깨어 있던 사람

비록 그는 다시 정상적인 수면 패턴을 회복했고 장기적인 후유증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기록은 인간의 수면 한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수면 부족이 신체와 정신에 미치는 충격적인 영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는 극한 수면 박탈 실험에 대한 윤리적 논란으로 인해, 기네스북에서도 더 이상 이와 같은 기록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수면 부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 단 하루만 지나도 나타나는 변화

많은 사람들은 하루 이틀 밤을 새우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러나 단 하루의 수면 부족만으로도 인체는 즉각적인 이상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신경계의 회복, 기억력 정리, 면역 시스템 유지 등 다양한 생리적 작용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밤을 새우게 되면 뇌는 감정 조절 기능이 약화되고, 집중력과 판단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24시간 동안 잠을 자지 않은 상태의 뇌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0% 수준의 인지 기능 저하를 보인다.

또한, 수면 부족은 심장과 위장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수면이 부족할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분비가 증가하면서 혈압이 상승하고, 위산 과다로 인해 소화 장애까지 발생할 수 있다. 2~3일 이상 연속으로 수면이 결핍되면 면역 기능 저하, 불규칙한 심장 박동, 근육 경직, 식욕 이상 등 다양한 신체적 증상이 동반된다. 그 외에도 시각적 환각, 착란, 망상 상태가 빈번하게 나타나며, 정신질환과 유사한 증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수면 부족의 가장 큰 문제는 ‘자각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잠을 자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은 본인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지며, 이로 인해 위험한 판단이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교통사고의 상당수, 산업재해, 대형 사고의 이면에는 수면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따라서 수면은 단순한 사치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생리 조건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기록 그 이후 – 랜디 가드너의 삶과 현대 수면 과학의 발전

랜디 가드너는 11일간의 실험을 마친 후, 전문 수면 연구 기관의 관리 하에 회복 수면을 취했고, 놀랍게도 이틀 만에 대부분의 인지 기능을 회복했다. 그는 이후 일상생활로 복귀했으며, 특별한 장기적인 후유증 없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부 연구자들은 그가 성인이 된 이후 겪은 만성 불면증, 기억력 감퇴, 집중력 저하 등이 당시 실험의 후유증일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 실험 이후 수면 과학은 빠르게 발전했다. 현대 수면 의학에서는 **수면의 질과 주기(REM/비REM의 반복)**가 뇌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수면 부족이 뇌세포에 물리적인 손상을 초래할 수 있음도 입증되었다. 이로 인해 현재는 24시간 이상의 극단적인 수면 박탈 실험이 비윤리적인 연구로 간주되며 금지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사회적 수면 박탈’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업무, 학업, SNS, 스트리밍 콘텐츠 등으로 인해 많은 현대인들이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리며, 평균 수면 시간이 6시간 이하로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랜디 가드너의 기록은 단순한 과거의 흥미로운 실험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반드시 반추해야 할 경고 메시지로 작용한다. 수면은 개인의 삶의 질은 물론, 사회 전체의 안전과도 직결된 요소다.

수면 부족의 위험성과 현대인의 수면 습관 – 회복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수면 부족은 단기적인 불편을 넘어서, 장기적으로는 만성 질병의 위험 요인이 된다. 특히 고혈압, 당뇨, 우울증, 알츠하이머병 등은 모두 수면 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루 4시간 이하의 수면을 지속하는 사람은 사망률이 최대 2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처럼 수면은 단순히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조건이 아니라,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생리적 필수 요소다.

현대인의 수면 문제는 대부분 생활습관에서 비롯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야간근무와 같은 교대 근무, 스트레스 과다 등은 수면 리듬을 깨뜨리는 주된 요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면을 단순한 선택이 아닌 ‘하루 일과의 필수 과정’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기, 취침 전 전자기기 사용 제한, 카페인 섭취 조절, 수면 환경 개선(조명, 소음, 온도) 등 기본적인 수면 위생(Sleep Hygiene)을 지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결국 랜디 가드너의 기네스 기록은 인간이 어디까지 깨어 있을 수 있는가에 대한 실험이 아니라, ‘왜 우리는 잠을 자야만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수면은 무언가를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 삶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적극적인 재충전 시간이다. 우리는 더 이상 잠을 줄이는 것을 미덕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건강한 수면을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인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므로 가장 오래 깨어 있었던 사람의 기록은 이제 ‘절대 따라 하지 말아야 할 사례’로 기억되어야 한다.